홍성방조제 완공 이후 90년 대 초부터 마을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운영하는 소규모 식당을 차리면서 석화구이를 팔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천북굴단지는 식당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면서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한다. 초기에는 입소문으로 알려진 천북굴단지의 굴요리는 석화구이가 주 메뉴였지만 굴회, 굴찜, 굴밥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지역경제의 근간이 될 만큼 확장일로를 걷는다.
특정 식재료가 많이 나는 고장에서는 그 특산물에 얽힌 그 고장만의 토속음식이 있게 마련이다. 김치 속에 굴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굴파전, 굴생채, 굴겉절이, 어리굴젓, 굴국수, 굴밥 등이 이 고장의 대표적 민간 음식이었다. 굴밥은 특히 있는 집이나 해 먹던 고급 음식. 보리밥도 먹기 어려운 시절 이라 굴 산지에 살면서도 마음대로 먹지 못 했던 귀한 음식이었다.
처음 비닐하우스를 짓고 대여섯 집이 굴구이집으로 시작했던 것이 식당의 수만 해도 100여 집으로 늘었다. 이렇게 대규모 상권을 유지하고 확장하기 엔 석화구이만으로는 어림없는 일 이 지역 토속음식이 주 메뉴와 밑반찬으로 손님상에 오르면서 손님들의 다양한 입맛을 고루 사로잡았다. 주 메뉴는 석화구이, 굴밥, 굴회, 굴찜 등이고 밑반찬으로 굴생채, 굴겉절이, 어리굴젓 등이다.
13년 전통의 천북굴축제
천북굴단지는 보령의 최북단 바닷가 장은리에 조성된 보령시 천북면 굴 특산단지다. 천북면 일대 서해안은 물론 인근 지역 굴 양식장에서 신선한 굴 이 매일 공급된다. 자연산은 양이 적어 양식으로 생산된 굴도 함께 거래된다. 영양 면에서 자연산과 양식산 구분 없이 동일하지만 맛은 자연산이 한수 위, 굴을 먹어본 사람들은 씨알 굵은 양식을 선호한다.
가을철부터 토실토실 살 오른 굴 맛이 살아나는 11월부터 천북굴단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날 즈음부터는 천북굴단지에서는 축제 준비를 한다. 2014년 13년째, 해마다 12월 중순 굴로 축제를 여는 것. 초대가수 공연, 관광객 노래자랑 등과 함께 수제비누 만들기, 나만의 캐릭터 그리기 고구마 구워 먹기 등 관광객 체험부스도 운영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먹는 것. 이 단지의 식당 어느 곳이나 주메뉴로 걸고 있는 석화구이, 굴밥, 굴회, 굴찜 등이고 밑반찬으로 굴생채, 굴겉절이, 어리굴젓 등 굴을 주재료로 만든 굴요리 시식회도 함께해서 입이 즐겁다.
바다의 우유
굴은 필수아미노산이 많아 바다의 우유로 불릴 만큼 생으로도 먹을 수 있는 완전식품이다. 칼슘, 철분, 인, 구리, 요오드 마그네슘 등 몸에 좋은 미네 랄 성분과 비타민도 함유하고 있어 영양가가 뛰어나지만 열량이 적어 웰빙, 로하스 시대를 열어가는 현대인의 기호에 잘 맞는 영양 식품이다.
천북굴단지에서는 생굴을 산지가격으로 싸게 살 수 있다. 한 다라에 20,000원(가격은 그 해의 유통물량에 따라 유동적), 쌀의 양을 됫박으로 재듯 이 고장에서는 다라로 양을 재어 판다. 무게 대신 부피로 환산하여 일정량을 정하는 전통이 유지되고 있어 정감이 간다. 한 다라는 어른이 한 손으로 들기 어려울 정도의 무게와 부피가 느껴진다. 이정도면 4인 기준 한 가족이 굴구이나 찜으로 포식할 수 있는 양이다. 겨울철 아파트 베란다에 놓기 만 해도 며칠은 살아있다. 굴단지에서 식도락을 마친 후 나중을 위하여 굴 한망 트렁크에 싣는 센스를 잊지 말자. 구워 먹든지 찜을 해서 먹든지 초장 하나만 준비하면 굴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식도락과 함께 즐기는 낭만의 바다
천북굴단지 인근에는 자그마한 포구가 자리 잡고 있다. 굴단지 끝자락,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낭만 어린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굴 단지 탐방을 하면서 바닷가의 정취 또한 듬뿍 느끼며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자.
토속음식이 키운 천북굴단지
천북굴단지는 굴 구이로 유명한 고장이다. 홍성방조제가 천북굴단지 일원의 바닷길을 막기 전 천북면 장은리와 사호리 일대 해변에는 자연산 굴이 지천이어서 마을 아낙들은 10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굴 채취를 하여 생계를 이었다. 찬바람 몰아치는 갯바위에서 물 들어오기 전 굴 채취를 부지런히 마친 아낙들은 쉴 틈도 없이 굴을 까기 시작한다. 굴 껍데기 무게 때문에 지고갈 수는 없기에 껍질을 까서 무게를 줄여야하기 때문이다.
한파 휘몰아치는 추운 겨울, 한기를 달래고자 바닷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장작불을 피우고 손을 녹이며 굴을 까는 아낙들은 생굴을 요기 삼아 먹기 도 했는데, 어느 날 채취한 굴을 껍질째 장작불에 구워 먹어보니 짜지 않고 담백한 게 고소한 맛까지 감돌아 갯일 하는 이 지역 아낙들의 입맛을 단숨 에 사로잡았고 굴구이는 이 지역의 토속음식으로 자리 잡는다.
자연산 굴을 캐며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오던 아낙들의 생활이 홍성방조제가 완공되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방조제가 생기면서 바닷길이 막 히고 바닷가에 남아있는 소규모 굴밭 빼고는 더 이상 채취할 굴이 없어지자 남은 것은 갯마을 아낙들이 장작불에 구워 먹던 풍습만 남게 된다. 적은 양이지만 그것을 가지고 자연산 굴구이를 팔기 시작한 것. 석화란 바위에 붙어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굴이 바위에 핀 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굴의 또 다른 이름이다. ‘굴구이’보다는 ‘석화구이’가 음식으로서의 호기심 유발효과와 특색 있는 먹거리의 상징성도 잘 살리고 있다.